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에는 동결 카드를 꺼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오는 11월 25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확실시되고 있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하기로 했다.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동결에 찬성했고 임지원·서영경 두 금통위원만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다. 한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50%까지 내려 운용하다 15개월 만인 올 8월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 등 금융 불균형 위험 누적, 경기 회복세 지속, 물가 상승 압력 등 금리 인상 요인이 이어지고 있지만 8월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을 좀 더 살펴본 뒤 11월에 인상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결정과 우리나라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영향 등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다음 회의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가 경제·금융에 미치는 영향, 금융 불균형 상황 등을 지켜본 뒤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