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임금 올린 美·英…인플레 압력 더 커진다

기업들 일손 부족에 '당근책' 제시
결국 제품 가격 상승 악순환 초래
노동시장 구조적 문제 해결 시급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기름이 동난 영국 주유소./AFP연합뉴스

구인난에 따른 임금 인상도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구인난 해결을 위해 임금 인상이라는 당근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연쇄적으로 상품 가격 상승, 임금 인상의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우려다.


1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최근 평균임금을 시간당 18달러로 인상했다. 월마트는 최근 1년 사이 세 번의 임금 인상을 단행해 매장 근로자들의 시급을 평균 16.4달러까지 올렸다. 유통 업체의 경우 물류창고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할 정도다. 아이패드 등 경품은 물론 대학 등록금까지 내걸어도 채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더 많은 임금을 제안해야 하는 실정이다.


노동력 부족은 육아 문제로 인한 여성 인력의 시장 참여 저조, 노동자의 국가 간 이동 제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의 경우 코로나19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극심한 구인난에 직면한 상태다. 전체 주유소 중 30%가량에 기름이 떨어진 이른바 ‘주유 대란’도 근본 원인은 그간 저임금으로 충당했던 운송 노동자가 사라진 때문이다. 그 결과 영국 운전기사 임금은 올 들어 5.7%(취업 알선 사이트 인디드 기준), 건설업 근로자의 임금은 7% 올랐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고용을 하려는 기업은 많은데 일하려는 노동자가 적은 만큼 임금 협상에서 노동자가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급여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명확한 것은 이런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인플레이션 부담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동 인력의 63%에 이르는 여성 인력 부족도 심각하다. CNBC는 “부족 노동 인력의 63%가량인 200만 명이 여성”이라며 “코로나로 인한 아이 돌봄 문제가 노동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이런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기업의 비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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