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 대표 행세를 하며 자신이 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17억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챈 뒤 도박 자금 등으로 탕진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황운서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자격모용사문서작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7)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배상신청인 1명에게 2억300만원을 돌려줄 것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B씨에게 유압기계 설비 및 배관 설치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속였다.
이어 가짜 회사 사업자등록증과 투자계약서 등을 보여주면서 자신의 회사에 5억원을 투자하면 매달 투자금의 16%인 8,000만원을 주고, 원금은 1년 후에 반환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19억원이 든 가짜 잔고증명서까지 보여주며 B씨를 안심시킨 뒤 투자계약서를 작성했다.
이후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B씨로부터 16차례에 걸쳐 총 15억6,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또 폐고철 거래를 미끼로 고철업자 C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2억300만원, 차용금 명목으로 D씨로부터 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그는 "거래처 대금 지금이 밀려 법인계좌가 일시적으로 압류된 상태인데, 돈을 빌려주면 3일 내로 이자를 더해 갚겠다"라거나 "사업자금을 빌려주면, 대형사업장에서 나오는 고철 처분 계약을 하겠다"라고 속이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표이사 자격을 모용해 작성한 사문서를 이용하고 가공의 인물을 연기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거액을 편취했다"라면서 "편취금 대부분을 도박과 사채 변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대부분 피해가 보상되지 않은 점,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으로 두 차례나 징역형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