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아는 분홍, 남아는 파랑? 이제 그만’…캘리포니아 마트 성중립 진열대 의무화

뉴섬 주지사 법안 서명…2024년부터 시행
"성별에 따라 장난감 구별하는 건 현대적 사고 아냐"

캘리포니아의 한 대형 마트 사진이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24년부터 대형마트마다 성(性)중립 장난감 진열대를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이 같은 법안이 9일(현지시간)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을 받은 데 따라 직원 500명 이상인 대형마트는 장난감, 육아용품 등을 성별 구분 없이 진열하는 공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는 여아용 육아용품은 분홍색, 남아용은 파랑색 위주로 각각 진열되거나, 장난감 코너에서 미용놀이·요리놀이 등이 로봇·자동차 등과 동떨어져 있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다만 기존과 같이 여아용·남아용을 구분한 진열대를 없애야 하는 것은 아니며, 성별 구분 없이 고르려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줘야 한다는 게 법안의 취지다.


성중립 진열대를 마련하지 않은 마트에는 벌금 250달러가 부과되며, 재차 위반 시 500달러로 증가한다.


이 법안으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성중립 진열대를 의무화한 첫 번째 주가 됐다.


성중립 진열대는 놀이, 수면, 이유식, 치위생 등과 관련한 용품에 적용되며 의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 중 한 명인 에번 로 주의원(민주당)은 세 번째 발의 끝에 뉴섬 주지사의 서명을 받게 돼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로 의원은 앞서 동료의 8살짜리 딸이 엄마와 함께 마트에 갔다가 특정 장난감을 사려면 왜 남아용 진열대를 찾아가야 하는지 물어봤다는 일화를 들어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성별을 구분하는 사회 구조에 따라 장난감을 구별하는 것은 현대적 사고에 반한다"면서 "법 시행에 따라 더 많은 기업이 유해하고 고루한 선입견을 끊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자발적으로 성중립 움직임에 나서기도 했다. 미국 내 1,915개 매장을 거느린 타깃(Target)은 2015년 일부 매장에서 성별 구분 표시를 없애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