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란' 미국도 심상치 않다... 석탄 소비 8년 만에 증가

올해 23% 증가 전망, 미국산 석탄 가격도 2년來 최고
"中·인도 만큼은 아니지만 美도 영향권이라는 증거"
바이든 '청정 에너지' 기조도 타격 "화석연료 복수가 시작됐다"

미국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한 석탄 광산의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에서 올해 석탄 소비가 8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세계적으로 들이닥친 에너지 대란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올해 미국 발전사 석탄 소비량은 총 5억3,690만t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4억3,650만t 대비 23% 증가한 것이며, 2013년 이후 줄곧 감소하다 올해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코로나 19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 20%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미국 전력 내 석탄 화력발전 비중도 올해 24%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각한 만큼 석탄 소비 증가에 미국 정부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중국과 인도에서는 석탄이 부족해 전력난이 심각하고, 유럽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최악의 타격을 받았다”며 “미국도 이처럼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중부 애팔래치아산(産) 석탄 가격은 지난 8일(현지 시간) 기준 t당 75.5달러로 2019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 최대 제철용 석탄 수출기업인 엑스콜의 어니 트라셔 대표는 블룸버그에 “석탄 수요는 내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올 겨울 석탄 수급 사정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 유럽 등에서 부족한 화석연료를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진 만큼 자칫 미국도 이에 동참해야 할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 바이든 정부는 미국 각 주에 탄소 배출이 많은 가스레인지를 전기 인덕션으로 대체할 것을 권장하고 있고, 일부 주들은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한 상태다. 전력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라는 의미다.


에너지 대란은 조 바이든 현 미국 정부의 ‘청정 에너지 전환’ 기조에도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공언하며 공격적으로 탈(脫) 탄소 행보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석탄 소비를 되살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 리서치 업체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전무이사는 “미국을 포함해 각국은 탄소중립을 통해 아예 석탄을 태울 수 있는 능력을 없애려고 하고 있지만 에너지 대란으로 그 생각이 도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는 세계를 향해 화석연료의 복수가 시작됐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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