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니·북한·몽골... 전력난 급한 中, 세계 석탄 쓸어담는다

전력난 해소 명분 러시아·인니·몽골 등 석탄 쓸어가
북한 석탄 밀수입도... 9월 석탄 수입량 역대 5위
中 석탄 '사재기' 나설 땐 세계 '자원 각축전' 휩싸일 수도

중국 안후이성의 한 석탄 야적장. /AP연합뉴스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몽골에 석탄 교역을 늘리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발전용 석탄을 확보하기 위해 이곳저곳에 손을 뻗으며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오윤엘덴 몽골 총리와 화상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석탄 교역 확대를 제안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풍부한 석탄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각적인 에너지 협력을 원한다”며 “(석탄 교역 확대는) 양국 간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리 총리는 “양국 기업이 시장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안정된 가격으로 에너지 공급망이 작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수요 폭등으로 중국 내 석탄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석탄 수출을 늘리면 몽골 입장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 대해 오윤엘덴 총리는 “양국이 광산과 기반 시설 건설, 사막화 방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중국은 몽골 석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몽골의 석탄 수출량 1,190톤 가운데 95% 가량인 1,130톤이 중국으로 갔다. 사실상 수출용 석탄 전량을 자국에 내다 팔고 있는 몽골에 까지 손을 뻗을 정도로 중국 사정이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실제 중국은 서방이 제기한 ‘코로나 19 중국 책임론’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외려 중국이 석탄 부족에 빠지는 호된 역풍을 맞았다. 사정이 급해진 중국은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석탄 공급원 다변화에 나섰고,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석탄을 밀수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중국이 전방위로 석탄 확보에 나서며 석탄 수입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석탄 수입량이 3,288만톤을 1년 전보다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월간 석탄 수입량이자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쉽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 내에서 내년 1월 인도분 발전용 석탄 가격은 이날 한 때 역대 최고가인 톤당 1,640위안까지 올랐다. 수급 불균형 우려가 가격을 치솟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석탄 부족 장기화를 우려해 ‘사재기’에 나설 경우 글로벌 석탄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석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석탄을 휩쓸어 다른 나라들이 오히려 석탄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역시 코로나 19 이후 경제·산업 활동을 재개하고 있어 석탄이 필요한 각국이 석탄 확보를 위한 각축전을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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