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으로 지난달 수입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개월 연속 오르면서 2008년 11월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100)는 124.58로 전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수 자체로는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6.8% 오르면서 2008년 11월(32.0%)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입 물가에는 국제 유가 상승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두바이 유가는 지난 8월 평균 배럴당 69.50달러에서 9월 평균 72.63달러로 4.5% 올랐다.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가 전월 대비 4.6% 올랐고, 석탄 및 석유제품과 제1차 금속제품 등이 오르면서 중간재도 1.8%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8%, 0.7% 올랐다. 개별 품목으로는 석탄코크스(25.6%), 합금철(15.5%), 실리콘수지(15.1%) 등의 전월 대비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8월 수출물가지수도 114.18로 전월 대비 1.0% 오르면서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로는 2013년 7월(114.92) 이후 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2%로 2009년 2월(22.9%)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출 물가는 공산품이 전월 대비 1.0%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농림수산품도 전월 대비 0.6% 올랐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에틸렌(14.2%), 벙커C유(13.0%), 경유(9.0%) 등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수출입 물가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입 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한은이 당초 전망한 2.1%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만 물가통계팀장은 “수출과 수입 물가 모두 국제 유가 상승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며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10월 들어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