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가려져 존재감이 미미했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Tving)이 급격히 덩치를 불리면서 CJ ENM(035760)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13일 코스닥시장에서 CJ ENM은 전일 대비 3.68% 상승한 17만 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기력함에 빠진 시장에서도 CJ ENM은 이달 들어서만 15.39% 뛰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대박으로 국내 콘텐츠 업종에 온기가 확산된 가운데 CJ ENM은 티빙의 가파른 성장이 땔감이 돼 추가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70만 명에 불과했던 티빙의 유료 가입자는 올 3분기 180만 명을 돌파했고 연말까지 200만 명 확보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과 네이버와의 멤버십 제휴가 가입자 유치의 원동력으로 평가되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오는 2023년까지 8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티빙의 가입자당평균매출(APRU)은 7,000원 수준으로 하나금융투자는 2023년 매출액이 3,000억 원을 넘길 것이라면서 티빙의 기업가치를 2조 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날 신영증권은 티빙의 가치를 추가 반영해 CJ ENM의 목표 주가를 21만 원에서 24만 원으로 올렸고 하나금융투자(24만 원→25만 원)·흥국증권(23만 5,000원→24만 원)도 목표가를 상향했다. 티빙은 지난해 10월 CJ ENM에서 분사됐다. 최대주주는 CJ ENM이며 네이버와 JTBC스튜디오가 주요 주주다.
통상 3분기는 광고 비수기에 속하지만 예능과 드라마에서 히트작이 나오면서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도 피어난다. 이날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39억 원이지만 최근 증권사들은 800억~85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스트릿우먼파이터’ 등의 화제작이 광고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며 “오랜 노하우와 업력에 기반해 티빙은 넷플릭스와 차별화된 행보로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티빙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제3자 배정 방식이며 CJ ENM이 보통주 18만 주를 796억 원에 출자하기로 했으며 네이버와 JTBC스튜디오가 각각 12만 주, 4만 주를 배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