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에서 '우려'로 바뀌는 中 노인들

시진핑 “고령화 대응 전략 철저 관철” 강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서 올해 중양절의 시진핑 업무지시를 전한 1면(위)과 2019년 중양절의 시진핑 서신을 전한 1면(아래) 기사. /인민일보 캡처

지난 2019년 10월 8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지면 1면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양절(重陽節·음력 9월9일인 데 이 해 양력은 10월7일)을 맞아 앞서 6일에 마카오의 노인복지 전문기관인 마카오이웃총회 이쥔센터 퇴직노인 30여명에게 서신을 보내 안부를 물었다는 내용의 ‘중양절의 축복’ 기사가 톱으로 게재됐다. 시 주석은 이 서신에서 “신중국의 동시대인인 여러분은 국가 천지개벽을 지켜보았다”며 “중국인이어서 매우 자랑스럽다는 여러분의 고백에 따라 웨강아오(광둥성·홍콩·마카오) 대만구 건설에 적극 동참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름대로 매우 훈훈한 내용이다.


반면 올해 중양절 당일인 10월 14일자 인민일보 1면 톱은 딱딱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시진핑이 전날 ‘인구 노령화(고령화) 국가전략을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는 고령화 대응사업에 대한 중요지시를 내렸다는 보도다. 이와 관련, 시진핑은 “시스템 혁신, 정책 공급, 재정 투입 등을 통해 노령화 업무를 개선하고 사회보장제도, 건강지원 시스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쳤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노인을 보는 시각이 ‘축복’에서 ‘우려’로 크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양절은 양수(陽數) 가운데 가장 큰 수인 ‘9’가 두 개 겹쳐져 있는 길일로,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한다든지 조상께 제사지내는 날로 간주된다. 현재 중국에서는 ‘노인의 날’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양절을 맞아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중국의 고령화 문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 앞서 시진핑의 언급에서도 나왔듯이 중국의 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수치적인 고령화 수준은 한국 등 선진국과 비슷한데 국민소득은 여전히 중진국이라는 입장에서 ‘부자가 되기 전에 늙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 내 60세 이상 인구는 2억6,400만명으로 이는 전체 인구의 18.7%를 차지했다. 전체 중국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노인’(60세 이상)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계획경제 개념으로 ‘14차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25년에는 3억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의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고령화 과정도 다소 복잡하다. 농촌에서 도시로의 근로인구 이동에 따라 고령화 수준은 도시 보다 농촌지역이, 동북3성 및 화동·동부지방이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


류위안리 중국노년보건협회 회장은 “중국의 인구 노령화 과정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른 속도로 심화중”이라며 “지난해말 기준 제7차 인구 센서스 결과 15~59세 인구는 10년전 보다 6.79%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인구는 5.44% 증가했다. 60세 이상 인구는 향후 연간 1,000만명씩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대책도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정부는 고령층에 대한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하고 취미생활 등 은퇴 후 노인들의 활동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소외된 노인들이 많은데 이는 투입 재정 및 사회적 관심의 부족에 따른 것이다.


정웨이 광둥성 광저우시 판위구 올림픽공원 건강센터 책임자는 “중국의 양로제도는 여전히 ‘9073’ 상황에 처해 있는데 90% 내외의 노인들이 집에만 머물고 7%가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3%만이 양로기관에 들어갈 수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저출산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출생인구가 1,200만명에 그치며 전년대비 18%나 급락한 상황에서 올해는 출생인구·사망인구 간의 역전을 통해 총인구 감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인구가 많아지고 중국 사회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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