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문 펀드매니저…액티브ETF, 약세장서도 빛났다

코스피 8월말부터 6% 조정받을때
5월 상장 주식형 액티브ETF 8종은
꾸준히 '알파 수익률' 창출하며 두각
갯수도 작년 3개→ 현재 16개로 늘어
중장기 꾸준한 초과성과 달성은 과제



시장을 이기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종목 교체를 진행하는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약세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 막 개화한 국내 액티브 ETF 시장 선점을 위해 운용사들이 역량을 총동원하면서 ‘빠질 때 덜 빠지고 오를 때 더 오른다’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동시 상장한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은 8월 말부터 이날까지 평균 1.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온갖 대외 악재에 노출된 코스피지수는 6.0% 하락했으며 이들 중 코스피 성과를 밑도는 종목은 없었다. 주식형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 달성을 위해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종목을 바꾸는 것이 특징이며 비교지수를 70% 이상 추종한다.


기초자산과 비교해서도 성과가 양호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387280)’는 비교지수(FnGuide 퓨처모빌리티지수)가 6.3% 오를 동안 주가는 5.0% 상승에 그쳤다.


국내 액티브 ETF는 상관계수 유지 규정으로 공격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액티브 펀드가 꾸준히 ‘알파 수익률’을 창출하면서 패시브 펀드보다 우월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증권가의 해묵은 논쟁거리다. 효율적인 금융시장에서는 가격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즉각 반영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이상의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일화로도 유명하다. 2008년 버핏은 한 헤지펀드 매니저와 향후 10년간 패시브·액티브 펀드 중 어떤 것이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지를 두고 100만 달러 내기를 했다. 10년 동안 패시브 펀드는 연평균 7%의 수익을 냈지만 액티브 펀드 성과는 2%에 그쳐 버핏의 완승으로 끝났다. 지난해 눈부신 상승률로 미국 액티브 ETF 시장의 성공을 이끈 아크인베스트먼트의 ARKK는 올 들어 7.0% 하락하면서 시장 대비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인 상품이 출시된 지 반년이 채 되지 않아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국내 액티브 ETF가 준수한 수익을 올리면서 수익이 귀해진 최근 변동성 시장에서 투자 대안으로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3개에 불과했던 주식형 액티브 ETF는 메타버스 테마 등이 줄지어 상장하면서 현재 16개까지 늘어났고 올해 9월 말 기준 액티브 ETF의 거래 대금 비중은 전체 시장의 3.6% 수준을 차지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가 시장을 이길 수 있을지는 운용사 전략, ETF 성격 등이 중요할 것”이라며 “다만 레버리지와 같은 단기 상품이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장기 성장성이 유지될 만한 산업·테마를 상품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액티브 ETF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액티브 ETF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펀드매니저들의 매매 현황을 알 수 있는 자산구성내역(PDF)을 거래에 참고할 만하다는 평가다. PDF는 운용사의 홈페이지 또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포털에 매일 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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