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키맨’인 남욱 변호사의 자진 귀국에 대해 “도주할 수도 있는데 왜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귀국했을까.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 분(남 변호사)이 귀국하지 않고 버티면 데려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귀국 자체가 뭐랄까, 좀 이상한 측면이 있다. 뭔가 입이 맞춰졌기 때문에 귀국하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이분이 와서 마지막 퍼즐을 맞출 거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큰 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대충 입이 맞춰진 것 같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랑 입을 맞췄는지는 모르겠지만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며 “도망갈 수도 있는데 굳이 들어왔다는 것이 이상하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이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김만배씨가 거짓말을 많이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남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남 변호사가 말한) 맥락을 보니까 그 녹취록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라며 “녹취록을 탄핵하기 위해 저렇게 얘기하는 거지 저 사람이 믿지 못할 사람이라고 얘기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김만배 화천대유 회장은 “배당금 절반은 그분의 것”이라고 말해 ‘그분’의 실체를 두고 큰 논란이 일었다.
남 변호사는 지난 12일 JTBC와 인터뷰에서는 “김만배 회장과 유동규 본부장은 평소 형동생하는 사이”라며 “‘그분’이 누구인지는 당사자만 알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 귀국 직후에는 “제가 알고 있는 한 이재명 지사와의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고,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남 변호사는 대장동이 공영 개발되던 시기부터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사업에 깊게 관여해온 인물이다. 대장동 개발이 민관 합동으로 바뀐 2014년 이후에도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사실상 4인방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지난 18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자마자 검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