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페이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흥행했다.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블랙록·싱가포르투자청(GIC) 등 해외 유력 기관들이 대거 청약에 참여하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 청약에 흥행하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 상단인 9만 원으로 결정돼 일반 청약에서 상당한 흥행몰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700 대 1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최고 기록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1,883 대 1보다는 낮았지만 첫날부터 1,000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투자 열기가 뜨거웠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청약 주식 수도 많았지만 블랙록과 GIC 등 글로벌 큰손들이 카카오페이 투자에 동참해 IPO 열기를 높였다. 청약 참여 기관 대부분은 의무 보유 확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는 금융 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재 이슈 등으로 상장 일정을 두 차례 미뤘지만 기관들은 결제·송금 플랫폼을 기반으로한 금융 서비스 확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급 수요예측 경쟁률에도 공모가는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6만~9만 원)에서 결정돼 최상단인 9만 원이 유력하다. 회사 측이 공모가를 높여 욕심을 내기보다 상장 후 주가 관리 및 일반 청약 흥행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22일 공모가 9만 원을 최종 확정 공시한 뒤 오는 25~26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에 나선다.
카카오페이는 특히 국내 IPO 사상 처음으로 일반 청약자 몫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하기로 했다. 올 들어 도입된 균등배정제도에 따라 공모주 물량의 절반 이상만 모든 청약자에게 똑같이 나눠주면 되는데 100% 균등배정을 택한 것이다.
최소 청약 단위인 20주(증거금 90만 원)만 청약하면 청약 금액과 관계 없이 누구나 똑같은 수의 공모주를 받게 된다. 청약 주식 수 대비 청약 건수가 가장 낮은 증권사에 청약하는 것이 공모주를 한 주라도 더 받는 방법이다.
한편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과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003540), 인수단인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진행된다. 청약 물량은 삼성증권이 최대 276만 주로 가장 많고 대신증권 최대 127만 주, 한국투자증권 최대 85만 주, 신한금융투자 21만 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