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젖줄’인 한강공원이 자연형 수변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콘크리트와 시멘트가 들어선 인공 구조물 위주의 한강공원 수변을 흙·자갈·바위와 같은 자연 소재로 교체하는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으로 한강공원이 새로 태어나고 있어서다. 오는 2025년 사업이 완료되면 세계 주요 도시가 부러워하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한강의 생태계 복원을 이끌고 수변경관을 개선하는 이정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사업본부는 전체 한강공원 11곳 중 46.1㎞ 구간에 대해 자연형 호안 조성을 완료했다. 호안은 하천의 유수로 인한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수변 공간에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시는 한강공원 총 82㎞ 구간 중 교량이 있거나 둔치 폭이 좁아 자연형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24.9㎞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57.1㎞ 구간에서 자연형 호안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뚝섬한강공원의 중랑천합류부에서 성수대교까지의 0.8㎞ 구간과 망원한강공원의 마포대교~원효대교 0.9㎞ 구간을 완료해 다음달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한강사업본부는 이곳에 설치된 인공 소재를 철거하고 자연형 수변을 조성해 흐르는 강물에 의한 침식을 방지하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조류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무 장대를 배치하고 호안 비탈면에는 물억새, 수크령 등 수중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이 심어진 매트도 설치했다. 매트의 초화류가 우거지게 자라면 생물 서식처 보전과 하천 생태계 회복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뚝섬한강공원 중랑천합류부에는 시민들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넘이쉼터’도 조성했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정자와 의자를 설치하고 소나무, 팽나무, 물푸레 등 다양한 나무도 식재했다.
내년에는 잠실한강공원의 잠실선착장~잠실대교 구간 0.8㎞에도 자연형 호안이 들어선다. 한강사업본부는 다른 한강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속이 빠른 해당 구간의 특성을 감안해 침식을 방지할 수 있는 형태로 복원하고, 비탈면에 자생력이 강한 식물을 심어 생물 서식공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오는 2025년까지는 잠실한강공원에 이어 강서·뚝섬·반포·잠원·망원한강공원의 나머지 10.2㎞ 구간에 자연형 호안이 조성된다. 하천 복원 전문가인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연형 호안은 한강의 자연성을 되찾아 수변 생태계를 되살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공원의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은 기존의 자연 하안과 2007년 이전에 조성된 생태공원 등을 포함한 14.7㎞ 구간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뚝섬·반포·여의도·난지한강공원의 12.3㎞ 구간에서 완료됐다.
2010년부터는 이촌·잠원·잠실한강공원 등을 대상으로 사업이 진행돼 2018년 이촌한강공원, 2020년 광나루한강공원에서 각각 마무리됐다. 자연형 호안 조성이 완료된 곳은 다른 한강공원과 달리 이색적인 풍경과 경관을 자아내는 등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황인식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강공원의 자연형 호안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서울시민이 도심 속 휴식공간인 한강에서 위로와 휴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강공원을 물과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