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을 경우 방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그간 대중 정책에서 고수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양안 관계에 강력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볼티모어에서 열린 CNN 타운홀 미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렇게 할 의무가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견해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이 알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40여 년 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하지만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등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를 유지해왔다. 통신은 정식 동맹과 달리 대만관계법 하에서 미국이 대만이 공격받는 상황에 개입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개입 의지를 보인 것은 최근 중국과 대만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대만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일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방송 인터뷰에서도 한국과 일본, 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이 침략당하면 미국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무력 침략 시 대만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낳기도 했다. 대만을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한국·일본·나토와 동등하게 취급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 개입과 관련해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사실상 버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신은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중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국은 대만 방어를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