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보험, 퇴출은 피했다

금융당국, 내달 관리 개선안 마련
가입 제한 대신 불완전판매 차단


금융 당국이 달러 보험에 대해 가입을 제한하기보다 불완전 판매 차단 등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달러 보험 등 외화 보험의 불완전 판매를 예방하고 과다 수수료를 억제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외화 보험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외화 보험은 보험료 납부와 지급에 대한 기준이 미국 달러 등 외화인 보장성 상품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달러가 안전 자산으로 꼽히면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외화 보험 계약자 수는 지난 2017년 1만 4,475명에서 지난해 16만 5,746명으로 급증했다.


달러 보험은 보험금을 수령할 때 달러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면 원화 기준 수령액이 늘어나지만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 보험금이 적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 같은 환차손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한 고객들에게서 원금 손실에 따른 민원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 당국은 과거 피해자를 양산한 ‘키코(KIKO)’ 외환 파생 상품 사태가 반복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당초 금융 당국은 보험 업계와의 논의 과정에서 외화 보험 가입자를 원칙적으로 달러 소득자 등 달러 보험금 ‘실수요자’로 제한하고 환헤지(환 변동 위험 회피) 등의 수단을 동원해 보험사가 환차손을 책임지는 방안을 보험 업계에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가입 기간이 길게는 수십 년에 이르는 보험 상품에 적합한 환헤지 상품을 시장에서 찾을 수 없고 환차손 보상 비용을 예측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보험 업계는 달러 소득자로 가입자를 제한할 경우 사실상 외화 보험에 대한 퇴출을 선고한 것과 같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근 금융 당국은 업계의 여론을 수렴해 가입자 제한과 환차손 보상은 추진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소비자들이 환차손과 원금 손실 가능성을 모른 채 가입하는 불완전 판매를 차단하고 과도한 판매 수수료 지급과 과열 경쟁을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리더십 교체 이후 달러 보험 규제에 대한 기류가 달라졌다”며 “시장에서 외화 보험을 죽이기보다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는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사 가운데 달러 보험을 주로 판매하는 곳은 메트라이프·푸르덴셜생명·AIA생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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