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최대 80억 유로(약 10조 9,485억 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 시설(팹) 유치를 위해 인텔과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왕국 재건을 꿈꾸는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최근 유럽에 팹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완성차 강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3일(현지 시간)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 정부가 인텔을 설득하기 위해 투자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양측은 이미 투자 협상을 시작했으며 투자 규모는 40억 유로에서 80억 유로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연말까지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인건비, 공장 전력 비용 등을 포함해 인텔에 유리한 조건 등을 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CNBC는 이탈리아와 인텔 간의 협상은 독일이 인텔의 유력 팹 후보지로 떠오르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갤싱어 CEO는 지난달 최대 950억 달러(약 110조 3,900억 원)를 투자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2곳 중 1곳이 독일로 정해지는 분위기라 이탈리아 입장에서는 가만히 있을 경우 유치전에서 밀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 반도체 공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인텔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지만 투자 유치 효과를 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초대형 공장을 건설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 단기적으로 유럽 자동차 회사들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