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 시장이 샴페인을 터뜨렸다.
24일 서울경제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 데이터와 각 사 매출 기록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 3분기까지 미술 경매 낙찰 총액은 약 2,393억 원으로 국내 미술 시장 사상 최대의 경매 실적이었던 지난 2018년의 연간 기록 2,000억 원을 앞질렀다. 올해 열린 아트페어 역시 평년 대비 두 배 수준의 판매액을 기록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미술 시장 규모는 6,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1위 미술품 경매 업체인 서울옥션은 6월에 진행한 경매에서 하루치 경매 결과로는 역대 최대 성과인 약 243억 원의 낙찰 총액을 거둬들였으며 케이옥션도 거의 매달 진행하는 오프라인 경매가 85% 이상의 낙찰률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트페어의 경우 3월에 열린 화랑미술제가 72억 원, 4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가 65억 원 등 각각 자체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5월에 열린 ‘아트부산’이 나흘간 약 350억 원어치의 미술품을 팔아 치우며 경신한 국내 아트페어 사상 최고액 기록은 5개월 뒤 키아프서울(KIAF SEOUL)에서 단숨에 뒤집혔다. 13일 막을 올린 키아프는 첫날 VVIP오픈에서만 350억 원의 작품 거래를 성사시키고 닷새 동안 총판매액 650억 원을 달성했다.
국내 미술 시장이 확실한 호황기에 진입함에 따라 미술계에서는 한동안 4,000억 원대를 맴돌았던 국내 시장 규모가 올해 5,000억 원 박스권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최대 호황기였던 2007년(6,045억 원)을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술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두고 “2006~2007년 미술 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온 듯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호황에 마냥 들뜰 수만은 없다. ‘2007년의 재연’은 전례 없는 호황의 도래를 의미하는 동시에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터져버린 ‘버블’에 대한 경고와 각성까지 되짚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