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속 나노 결함, 빛으로 찾아낸다

생기원, X선 검사처럼 빛의 파장으로 탄소소재 결함 찾는 분광분석법 확보
물리화학 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 10월 표지논문 게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북본부 탄소경량소재응용연구그룹 김정필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탄소경량소재응용연구그룹 김정필 박사 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잘 알려진 ‘그래핀(Graphene)’ 나노구조를 모델로 탄소소재의 초미세 결함을 빛의 파장을 이용한 분광분석법을 통해 찾아낼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그래핀 구조란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의 벌집 모양으로 서로 연결돼 있는 0.2 나노미터(㎚) 두께의 평면 구조로 다양한 탄소소재 분석 연구의 기초 모델이 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초경량·고강도 특성의 탄소섬유복합재(CFRP) △흑연 및 활성탄 기반의 에너지저장소재 △나노탄소 기반의 차세대 전자소재 등 여러 소재 분야의 결함분석 기초데이터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소소재 내부에 존재하는 나노 단위의 초미세 결함은 안정적인 육각형 벌집구조를 깨뜨려 소재 고유의 전기적, 화학적 물성을 변질시킨다.


이 경우, 원하는 용도로 쓰기 위한 물성 최적화 작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산업적 활용 확대 및 소재 자립을 위해서는 정확한 결함분석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나노결함 분석은 현미경을 활용한 ‘형상분석법’이 주류였는데 현미경이 닿는 일부 겉면 구조만 볼 수 있어 내부를 비롯한 전체를 관찰하기 힘들고 관찰시간도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김 박사 연구팀은 그 대안으로 탄소소재의 내부 결함을 빛의 파장을 계측하는 분광기로 빠르게 확인 및 분석 가능한지를 주제로 연구에 착수해 1년 만에 성과를 냈다.


연구팀은 먼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의 양자화학계산을 활용해 X선광전자분광기 및 라만(Raman)분광기로 각각 탄소소재의 표면화학상태와 내부구조에 대한 스펙트럼 분석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그 이론적 원리까지 밝혀냈다.


이는 부품 내부에 보이지 않는 결함을 X선 비파괴 검사로 확인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분광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해 사전에 알고 있는 5, 7각형과 같은 특정 결함구조의 스펙트럼을 도출하고 그 특징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데이터베이스화 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되면, 여러 결함이 복합적으로 포함된 미지의 탄소소재에 대해서도 그동안 축적한 결함구조 데이터베이스와의 비교분석을 통해 어떤 결함들이 숨어 있는지를 역으로 유추할 수 있어 구조분석의 정확도와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로 탄소소재의 복잡한 나노결함 구조를 밝혀줄 수 있는 등불 역할의 기초 기술과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며 “일본, 미국 등 탄소소재 선진국 대비 비교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차세대 탄소소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현재 수행중인 바이오매스 전환 탄소소재 연구개발에 먼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관련 논문은 10월 14일 물리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의 표지논문 프론트커버(Front Cover)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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