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배당형 10.6%, 원리금 보장형 1.6%...수익률 격차 확대

작년 퇴직연금 성적표


지난해 실적 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이 2배 가까이 급증하는 동안 국내 퇴직연금의 90%가량이 맡겨진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은 오히려 1.6%대로 뒷걸음질 쳤다. 물가 상승률과 수수료를 제하면 ‘수익률 1%’ 사수도 어려운 형편으로 ‘노후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연금 사업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은 255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2.58%로 전년 대비 0.33%포인트 증가했지만 7~10% 수준인 미국·호주 등 선진국 퇴직연금 수익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성과다.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이 시중금리 수준에 그치는 것은 적립금의 90%가 예적금 등에 돈을 맡기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원리금 보장형의 비중은 전체 적립금의 89.3%였으며 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돈을 굴리는 실적 배당형의 비중은 10.7%에 불과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두 유형 사이의 수익률 양극화가 극심해졌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은 전년 대비 0.09%포인트 감소한 1.68%를 기록했다. 반면 쏟아진 유동성에 전 세계 증시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실적 배당형 상품의 수익률은 같은 기간 4.29%포인트 급증한 10.67%를 나타냈다. 자금을 방치한 것과 적극적으로 운용한 상품 사이의 수익률 격차가 5배에 달했던 셈이다. 지난 2019년에도 실적 배당형 상품은 연간 6.38%의 수익을 올렸지만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은 1.77%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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