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력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들은 일본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부분 일제강점기를 통해 전파된 놀이라는 것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서울지국장 스즈키 쇼타로는 ‘오징어 게임이 보여주는 일본의 잔영’이라는 칼럼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보고 향수를 느낀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것은 드라마 속에 나오는 게임 대부분이 일본에서 유래한 놀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즈키 국장은 ‘오징어 게임’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일본의 ‘달마상이 넘어졌다’와 가사만 다르고 규칙과 선율이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주장을 한국의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의 발언을 인용해 뒷받침했다. 임영수 관장은 “일제강점기 때 아이들이 ‘달마상이 넘어졌다’라는 놀이를 일본어로 놀던 것을 본 독립운동가가 같은 선율로 바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변형돼 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딱지치기, 구슬치기, 달고나게임 등은 모두 일본인에게 익숙한 놀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칼럼은 드라마 제목인 ‘오징어 게임’ 역시 일본이 원조라고 주장했다. 스즈키 국장은 칼럼에서 “오징어 게임은 바닥에 S자를 그리며 서로의 진지를 공격하는 놀이로 일본이 뿌리라는 설이 있다”며 명칭의 유사성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임 관장을 인용해 한국 교과서에는 이 같은 놀이들이 일본에서 유래했다는 내용이 적혀있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임 관장은 한국 교과서 133권을 조사해보니 이들 놀이가 일본에서 유래했다고 적은 교과서는 전무했고, 모두 한국 전통놀이로 표기돼 있었다고 말했다. 임 관장은 27개 놀이에 대해 일본놀이라는 것을 기술할 것을 교육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관장은 “일본의 놀이니까 놀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며 “다만, 일본의 놀이가 왜 한국에 들어왔는지 그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나라를 빼앗기면 문화도 빼앗긴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칼럼은 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사성 그리고 옛날 중국에서 한반도를 거쳐 도래한 문화가 일본문화로 정착된 사례 등을 언급하면서 동북아의 오랜 역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만든 것이 미국의 플랫폼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시청되고 있는 현실도 흥미롭다”며 “드라마와 같이 잔인한 놀이는 싫지만, 세계 어느 거리에서 ‘달마 씨가 넘어졌다’를 듣게 된다면 이 역시 오늘날의 문화 전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