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쇼크에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빨라지고 횟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강한 수요 속에 경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2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9월 개인소비지출(PCE) 디플레이터는 전년동월대비 4.4% 상승했다. PCE 디플레이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준이 되는 물가 지표로 5월(4.0%) 이후 5개월 연속 4%를 넘어서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디플레이터도 전년동월대비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3.7%)보다 소폭 낮았지만 여전히 3%대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랜들 퀄스 연준 이사는 “만약 내년 봄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4% 수준이면 금리 인상 속도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금리 인상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날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추정치(2.8%)를 크게 밑돌았지만 4분기부터 반등한 뒤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을 제기했다. 월가에서는 공급난에도 소비 수요 굳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감소, 자동차 판매 회복 등을 이유로 3분기 경기 둔화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개인저축률이 8.9%로 소비 수요가 탄탄한 데다 이달 호텔과 식당 이용률도 올라가고 있다. 크레디트유니언의 데이비드 케베데 선임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가 진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서비스에 더 많이 지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더 이른 시기, 더욱 높은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6월 첫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65%, 9월 두 번째 인상 확률은 51%다. 오는 2023년 2월 세 번째 인상 가능성도 51%다. 내년 12월 금리 인상 확률도 한때 50%를 넘겼다. 이는 투자자들이 내년에 최대 세 차례의 금리 인상까지도 예상한다는 뜻이다. CNBC는 “시장은 내년에 적어도 두 차례, 어쩌면 세 차례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9월에 나온 연준의 점도표는 내년에 1회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