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문화를 확산하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달과 포장 등 비대면 소비로 인한 일회용품 배출이 심각한 사회·환경 문제로 떠오르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생활 폐기물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3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는 11월 1일부터 카페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인 ‘E컵’으로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E컵은 지난해 11월 창업한 벤처기업 그린업이 부산시 지원을 받아 개발한 것으로, 재생 가능한 재질로 제작된 다회용컵으로, 일회용컵보다는 비싸지만 생분해컵보다는 저렴하다.
E컵의 대여와 반납은 전용 앱을 통해 이뤄진다. 음료 주문 시 QR코드를 찍어 E컵에 음료를 받고, 사용한 컵은 지정된 회수함에 QR코드를 찍어 반납하면 된다. 전용 수거함을 통해 회수된 E컵은 6단계에 걸친 위생관리를 통해 세척·살균 후 카페에 재공급된다. 해운대구와 영도구에서 우선 시행하며 내년에는 다른 구·군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남 거창군도 최근 공유컵 ‘또쓰’를 이용한 일회용컵 줄이기 생활실험에 나섰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를 또쓰에 담아 제공하고 고객은 공유컵 가맹점 중 아무 곳에 반납하면 된다. 반납된 공유컵은 세척해 재사용하며 한곳에 많은 컵이 쌓이면 다른 매장에 분배한다.
경기 수원시와 남양주시도 다회용컵 사용 확산에 나섰다. 수원시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텀블러인 ‘큐피드’ 사용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남양주시는 복지관 등에 다회용품 대여소를 운영하기 위한 환수대를 설치하고 다회용품 관리 업무에 장애인일자리 참여자를 배치했다.
지자체들이 다회용컵 확산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포장·배달 이용이 늘어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지난해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을 보면 종이류는25%, 플라스틱류는 19%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규모 재활용 사업도 활발하다. 석유화학공단이 있는 울산이 대표적이다.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은 울산시, 한국남부발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SK증권, 울산지역 중소기업 등과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청정에너지사업’ 추진 중이다. 플라즈마 기술은 폐자원을 초고온으로 가열해 대기오염물질을 모두 분해하고 수소를 추출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내년 실증을 거쳐 2024년 생산공장이 가동되면 하루 70톤의 폐자원을 처리해 3만세대가 사용할 수 있는 16MW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또 지난 9월부터는 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만든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원료유로 투입하며 자원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전북 진안군은 ‘일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를 추진 중이다. 청사 내 일회용컵 반입하지 않기, 사무실 근무 및 각종 행사 시 일회용컵 사용하지 않기 등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가고 있다. 광주시도 청사 내 일회용컵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다.
광주 동구의 한 관계자는 “100세대를 대상으로 ‘쓰레기 줄이기 100일 간의 생활실험’을 중간 점검한 결과 1개월여 만에 하루 평균 배출하는 일반 쓰레기가 27% 줄었다”며 “실질적인 쓰레기 배출 효과가 입증된 만큼 다양한 정책과 보상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