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메르켈 총리가 올 연말께 퇴임을 앞둔 만큼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가 취임한 2005년 이래 양국 관계가 정치,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견실하게 발전해온 것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양국 관계의 발전은 물론 기후변화, 난민, 전염병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여러 현안의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그간 쌓아 온 기반을 토대로 양국 관계가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독일 방문 당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의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하자 메르켈 총리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편한 시기에 방한할 것을 메르켈 총리에게 제안했고, 메르켈 총리는 기회가 되면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중도 우파 성향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SU) 연합은 지난달 26일 치러진 연방하원 총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에 패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르면 12월 초 16년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이날 회담에는 차기 독일 총리 후보이자 함부르크 시장을 지냈던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 겸 부총리도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숄츠 부총리에게 “함부르크시와 부산시가 긴밀히 교류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통해 앞으로 한·독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숄츠 부총리는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