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0여 년 만에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연말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10월 31일(현지 시간) CNN이 보도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올 크리스마스는 역대 가장 많은 돈이 드는 연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CNN은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와 코로나19 재확산,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소규모 구매에는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 지출은 1% 증가한 데 이어 9월에도 0.6%나 늘었다. 반면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과 같은 대형 제품에 대한 지출은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돼 소비가 크게 늘어났던 지난 봄 수준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소규모 지출에는 여전히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소매협회도 올 11~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5~1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이언 코널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연휴철과 관련해 흥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매우 강력한 연휴 시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급망 붕괴와 임금 인상 등으로 늘어난 비용을 기업들이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스 파우처 PN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다른 제품을 구입할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높은 값을 지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식기세척기가 고장 나 새 제품이 필요한데 공급량 부족으로 대중적인 제품을 살 수 없을 경우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파우처는 "이 때문에 기업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소매점 체인 앨버트슨스 등은 제품 가격이 올랐어도 고객들의 구매 습관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비베크 산카란 앨버트슨스 CEO는 최근 "고객의 행동에서 물질적인 변화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간 고객들의 의사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은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재정 상태가 양호하며 이들이 큰 저항 없이 더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믿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