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에트나 화산에서 분화된 아황산가스(SO2)가 아시아 대륙을 넘어 한반도 상공까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에트나 화산에서 분화된 아황산가스가 한반도 북쪽 상공을 지나는 상황이 포착된 정지궤도 환경위성(천리안위성 2B호) 영상을 환경위성센터 누리집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에트나 화산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동부에 있는 유럽 최대의 활화산으로 지난 2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분화 중이다.
아시아 지역을 매시간 관측하는 정지궤도 환경위성 영상에는 일부 아황산가스가 지난달 27일 한반도 북쪽에 첫 유입된 후, 28일 한반도 남쪽으로 이동해 강원도 일부 지역 상공을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반도에서 9,000여km 떨어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화산 분화임에도 대규모로 폭발한 탓에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한 것이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이 강원도 일부 지역의 상공을 통과한 화산가스의 국내 영향을 살펴봤으나 지난달 28일 당시 이곳 일대의 지상관측소 아황산가스 농도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유럽의 저궤도 환경위성(TROPOMI)의 자료를 이어붙여 아시아 지역 내로 이동하기 전까지 에트나 화산가스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그 결과 지난달 23일 화산 분화 후 방출된 아황산가스가 동쪽인 아시아 대륙을 향해 가던 중 25일 2개의 기류로 분리됐으며, 그중 한 기류가 한반도를 향해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는 올해 3월 22일 이산화질소 농도 등 8종의 아시아 대기질 영상 자료를 1차로 공개한 후 화산분화 등 특이현상에 대한 위성 자료 분석 보고서를 환경위성센터 누리집에 공개하고 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수천㎞ 떨어진 이탈리아 화산이라도 대규모로 폭발하면 화산가스가 아시아 지역까지 이동할 수 있고, 우리 정지궤도 환경위성으로 시간별 이동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앞으로 기존의 지상관측망에 위성의 장점까지 더해진 입체관측체계로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감시와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