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내렸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이 각각 0.42%와 0.81% 오르면서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자체는 이미 다 알려진 이슈인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사한 내년 하반기 금리인상 때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인데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제한 고기 뷔페가 아직 시간은 꽤 있지만 종료시간에 대한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더 시간이 있지요.
물론 시간이 끝난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닙니다. 시간이 연장될 수도 있고 추가 주문을 할 수도 있지요. 금리상승기라고 모든 종목이 하락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커다란 환경변화가 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언제쯤 1차로 식사시간이 종료되는지 감을 잡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요.
이를 알려줄 지표 하나가 5일에 나옵니다. 10월 고용보고서인데요. 고용전망과 금리 얘기 간단히 전해드립니다.
우선 관심이 많은 고용증가분에 대한 전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월가에서는 10월 비농업 고용이 45만 개 증가했을 것으로 봅니다. 9월의 19만4,000개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나는 것인데요.
고용보고서상 눈여겨봐야 할 것은 ①시간당 임금 ②고용 증가분 크게 두가지입니다. 우선 임금을 보죠. 임금은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한데요. 다우존스에 따르면 10월 시간당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4.9%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9월에는 1년 전보다 4.6% 증가하는 수준이었는데요. 이대로라면, 즉 예측이 맞다면 고용이 증가하는 데 임금도 오르는 상황인 겁니다.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지요.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수개월 동안 상승하고 있는 고용보고서상 임금 부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속적 인플레는 금리인상 요인이 됩니다. 어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임금 관련해서는 상승세가 강하지만 아직은 문제가 안 된다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지금까지의 기준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계속 오르는지 따져봐야지요. 그래서 10월 고용보고서를 볼 때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고용증가치인데요. 파월 의장은 아직 미국 경제가 최대고용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최대고용과 물가안정(평균 2%)이 연준의 정책목표인데 이중 최대고용만 달성하면 금리인상이 가능하죠. 파월은 지금 추세면 내년 하반기에 최대고용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고용증가분이 더 많으면 최대고용 달성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겠습니다. 이는 금리인상 사정권에 더 빨리 들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어쨌든 앞서 잠깐 설명드렸듯 시장의 평균적 예측은 45만 명 수준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10월에 45만 명 증가를 예측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앞으로 그 수치가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는데요. 알렉스 린 BofA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고용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에는 매달 60만 개, 2분기에는 40만 개를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보다 정상 수준인 20만 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10월 숫자가 65만 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곳도 있습니다. 그랜트 손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이앤 스웡크는 65만 개 증가를 점치면서 “12월이 되면 연준은 두 달(10월·11월)치 고용정보를 얻게 될 텐데 만약 이 수치가 강력하다면 나는 연준이 12월이나 1월 FOMC에서 긴축에 속도를 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몇 달 새 고용증가에 대한 예측치가 실제와 너무 큰 차이가 났다는 점을 알아둬야 하겠습니다. 고용증가분이 또다시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면 상황이 다시 좀 바뀌게 됩니다. 물론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을 모두 달성해야 하는 연준 입장에서는 더 복잡해지겠지만요.
여기에서 하나 더 짚어볼 대목이 있습니다. 생산성인데요.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근로자의 생산성이 연환산 기준 5% 하락(계절조정치) 하락해 1981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단위 노동 비용이 8.3% 급증했는데요. WSJ는 “이는 고용주들이 임금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이 수치는 전반적인 경제생산은 여의치 않은 반면 노동력 부족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보면 임금 인플레가 더 높을 수 있다는 뜻이죠.
추가로 물가불안 요소가 계속 바뀌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엔 밀인데요. 북반구 전역의 가뭄 탓에 밀 값이 수년 래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곡물 거래소의 봄밀 선물이 부셸당 10.17달러로 지난해의 두 배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이 밀은 제빵사와 피자업체들이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밀 가격 상승이 빵과 피자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입니다.
미국 농무부는 밀 비축량이 1년 전보다 18% 줄었으며 2007년 이후 최저치라고 했는데요. 코메르츠뱅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상품 애널리스트는 “가격 추가 상승이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쌀값이 아시아 국가에서 중요하듯 피자와 빵의 주 원료인 밀 값이 뛰면 서민은 더 힘들게 됩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정치적 부담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여기에 미국의 9월 상품과 서비스무역적자가 80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컴퓨터, 전기장비 같은 수요가 큰 탓인데 이 또한 인플레이션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물론 증시는 어제오늘 계속 최고치를 찍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오롯이 비둘기파였다고 생각하면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파월 의장은 하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넌지시 언급했고,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미국 가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쯤에서 확실히 알아둬야 할 게 테이퍼링이 끝나야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이 프로세스만큼은 명확합니다. 지금으로서는 내년 6월 전후가 될 텐데요. 즉, 지금 금리인상이 없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고 이를 확대해석해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1년 뒤의 일을 미리 발표할 이유도, 그럴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지요.
월가에서도 연준이 금리인상의 창을 열어뒀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데요. 바클레이스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가펜은 “파월 의장이 내년 하반기를 위한 창을 열어두었다”고 했고, 레오 그로호우스키 BNY 멜론 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 생각에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결국 내려오지만 확실히 코로나 이전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의 흐름으로는 다음 달 FOMC 전후로 연준의 스탠스가 보다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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