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 연방공개준비위원회(FOMC)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코스피는 상승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2,9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이 지속되면서다. 국내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지수는 횡보하고 개별 종목들의 변동성은 커지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41포인트(0.05%) 하락한 2,969.27에 거래를 마쳤다. 주 초반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010선까지 회복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더해가며 결국 3,000선 아래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9.02포인트(0.91%) 오른 1,001.35에 장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주 초반 1,010선을 되찾는듯 했지만 결국 약세 전환해 1,000선 언저리에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이번 주 미 증시의 경우, 3분기 기업들의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 가운데 지난 3일 FOMC의 발표를 경기 회복 메시지로 받아들이며 일제 상승 전환했다. 특히 지난 4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128.73포인트(0.81%) 오른 1만 5,940.31으로 마감한 나스닥 지수는 8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9월에 시사했던 바와 테이퍼링 실시를 공식 선언했는데, 월 150억 달러씩 올해 11월부터 시작해 내년 6월에 종료될 예정으로 테이퍼링 규모와 방법 모두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시장에 잔존하던 테이퍼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과 선진국 지수의 디커플링이 심화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이슈와 미 연준의 긴축 강화 우려가 진정되면서 코스피 및 신흥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이 추가적인 하락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수익률 갭이 추세적인 회복으로 전환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석현 KT(030200)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전망 불안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 달가량이 신흥국 증시 및 코스피 추이의 고비가 될 전망”이라며 “이 과정 속에서 상대 수익률 부진의 바닥권 통화가 확인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 역시 여전히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더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반도체, 자동차 등 업종의 내년도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 글로벌 전력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난방 수요가 높아질 거울 에너지 수급 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지적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가 상승의 열쇠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 해소인데, 아직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다음 주 주간 코스피 예상범위를 2,930~3,060선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선 다음 주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항공·여행주, 대선 공약 수혜가 기대되는 수소·친환경주 등을 제시했다. 이에 더해 다음 주엔 SK텔레콤(017670), KT, CJ제일제당(097950), 넷마블(251270), 엔씨소프트(036570), 크래프톤(259960), 삼성생명(032830), 미래에셋증권(006800) 등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개별 종목들의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