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출동 못하면 안돼"…익명의 요소수 기부천사

인천 송도소방서에 3통 놓고 가
전국 곳곳서 따뜻한 선행 잇따라

전국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소방서에 요소수를 익명으로 기부하는 선행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인천 송도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0시께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인천시 송도동 신송119안전센터 앞에 자신이 타고 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세웠다. 이 남성은 차량 트렁크에서 일반 쇼핑백 크기만 한 상자 3개를 꺼내 센터 출입문에 놓은 뒤 차를 타고 홀연히 사라졌다. 이 상자는 이날 센터 직원에게 발견됐는데 내부에는 10ℓ짜리 요소수 3통이 들어 있었다. 편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소방서 관계자는 “이 남성이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자칫 소방 차량이 신속히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걱정해 요소수를 기부한 것 같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6일에는 강원 춘천 시민이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 출입문에 10ℓ짜리 요소수 2통을 기부하고 사라졌다. 요소수 상자는 119 신고 출동 후 복귀한 119안전센터 직원들이 발견했다. 당시 상자 안에는 3.5ℓ짜리 요소수 2통이 들어 있었으며 편지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5일에도 전북 전주덕진소방서를 방문한 한 여성이 10ℓ 요소수 3통을 내려놓았다. 이 여성은 “소방차가 출동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 아니냐”며 “공익을 위해 써달라”는 말만 남겨놓고 소방서를 떠났다. 안전센터 관계자는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할 때를 대비해 재고 관리에 힘을 쏟고 있는데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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