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규제 강화로 투기억제" 윤석열 "민간 참여로 공급확대"

[여야 대선후보 부동산 공약 비교]
양측 250만가구 공급 공약했지만
실행 방법은 反시장·親시장 갈려
李 기본소득 연계 국토보유세 신설
尹은 양도세 완화로 시장안정 추구


여야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각 후보의 부동산 공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성난 부동산 민심을 잡는 것이 급선무인 만큼 양측 모두 부동산 정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공급 확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법 및 규제 등에서는 반(反)시장과 친(親)시장으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이 후보는 규제 강화와 공공 개입을 통한 수요 억제로, 윤 후보는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공급 확대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이 후보의 핵심 공급 정책은 ‘기본주택’이라 불리는 장기 공공임대주택이다. 정책 발표 내용에 따르면 기본주택 거주자는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전용 85㎡ 기준 월 60만 원)로 30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임기 내 공급을 약속한 250만 가구 가운데 100만 가구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


한다는 계획이다. 재원 조달은 기본주택을 담보로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3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기본주택 시장 가격을 고려하면 주택당) 한 5억원 자금을 빌릴 수 있지 않나”라면서 “시장 자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역시 이 후보와 동일하게 전국적으로 총 25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방법론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윤 후보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도심 주요 지역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올해부터 차례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재건축·리모델링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 측의 ‘기본주택’에 대응한 윤 후보의 공약은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이다. 원가주택은 시세보다 낮게 주택을 분양한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가 사들여 차익의 70% 이상을 보장하는 제도다. 역세권 첫 집은 역세권 민간 재건축 단지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500%로 상향하고 늘어난 물량의 50%를 기부채납 받아 시중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임기 내 원가주택 30만가구, 역세권 첫 집 20만가구를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과 규제 정비와 관련해서도 양 후보의 입장이 크게 갈린다. 이 후보는 투기 근절을 위한 ‘규제 강화’를, 윤 후보는 거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모든 개인과 법인이 소유한 주택과 토지를 대상으로 과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현재 0.17% 수준인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측은 국토보유세로 확보한 15조5,000억원을 모두 기본소득으로 지급해 조세 저항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공직자 투기와 관련해서는 고위 공직자가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도 백지신탁하게 하는 방안과, 부동산 취득을 심사하게 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정부 조직 내에 ‘주택도시부’를 만들어 부동산 정책 기능을 통합하고 부동산 관련 범죄 근절을 위해 ‘부동산감독원’을 신설한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또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로 분양가상한제, 분양 원가 공개, 후분양제 도입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 측은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안정을 추구한다. 대표적인 정책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한시적 양도세 경감이다. 세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시중 매물을 늘리고, 이를 통해 가격 안정화를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주택자 대상으로는 양도세 완화와 재산세 경감을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는 것 또한 윤 후보 부동산 공약의 주요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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