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이것이 강점] 李 ‘불도저’ 이미지, 尹 ‘타협 않는 강골’ 리더십

[보수-진보: 10년 만의 빅 매치]
李, 과감한 실행력과 차별적 정책
친문 차별화로 중도층 흡수 전략
尹, 여권 실세 맞서 정권교체 간판
원칙주의·충청 대망론으로 힘 실려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내년에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여론조사에선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이 같은 여론에 부응하면서도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대 강점은 한번 결심하면 좌고우면 않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정책 실행력이다. 그는 지난 2010년 성남시장 당선 12일 만에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최초로 모라토리엄(채무 불이행)을 전격 선언하는 초강수로 주목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초기 경기지사로서 도민들에게 선제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한 방역에 협조하지 않은 종교 단체 ‘신천지’를 조기 제압하는가 하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마련에 경기도 내 대학 기숙사를 긴급 동원하며 불도저 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성남시장 시절부터 꾸준히 ‘무상 시리즈’를 내놓는 등 자신만의 차별화된 정책 브랜드로 선명성을 키워왔다.


이 후보는 친문 진영과의 차별화에도 집중해왔다. 여당 후보이지만 친문과는 결이 다른 후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정권 교체를 바라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복지와 분배 위주의 정책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이 후보에게서 ‘민주당다움’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경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달리 이 후보는 성남시장·경기지사로서의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 후보의 집권은 정권 교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신념이 사익과 불의에 타협 않는 강골 검사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문재인 정부로부터 서울중앙지검장 및 검찰총장직에 발탁됐지만 정권에 충성하기보다는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정권 핵심 실세들과 맞서면서 정권 교체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윤 후보의 원칙주의적 면모 또한 강점으로 주목받는다. 그는 2003년 노 전 대통령 대선 자금 수사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 기소하고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3년 뒤인 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에서는 사표를 각오하며 정몽구 회장 구속을 관철시켰다. 이 같은 윤 후보의 원칙주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할 경우 현 정부의 ‘내로남불’ 이미지와는 다른 공정함을 기대할 수 있도록 했다.


‘충청 대망론’도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윤 후보는 서울 토박이지만 부친과 조부가 각각 충남 논산과 공주 출신이다. 특히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는 논산의 파평 윤씨 집성촌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이는 윤 후보가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 표심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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