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 브라질 진단기업 인수…"포스트 코로나19 대비"

에코다이아그노스티카 주식 5,485만주 474억원에 취득
"남미 진단시장 확장 가능성…글로벌 진출 교두보 삼을 것"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한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브라질 진단기업을 인수했다. 남미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 체외진단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대비하려는 전략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브라질 진단기업 에코 다이아그노스티카(이하 에코) 주식 5,485만 주를 474억800만 달러에 취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기자본금 1조2,650억 원의 3.7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취득금액의 80%인 3,100만 다럴를 오는 12일에 지급한다고 예고했다. 추후 실사와 운전자본 순부채 등을 고려해 최종 양수금액을 확정하고, 내년 2월 중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수가 완료되고 나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에코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인수하는 에코는 인체, 동물용 진단제품을 제조 및 유통하는 브라질 기업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이래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과 농축식량공급부(MAPA)로부터 인증 및 허가를 받은 150여 개의 진단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 실험진단위원회(CBDL) 통계 자료에 따르면 에코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 전체 진단업계 매출 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매출로는 시장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현지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게 에스디바이오센서 측 설명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가장 큰 수혜를 본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 19 항원 신속진단키트 수출실적이 고성장하면서 단숨에 매출 규모가 1조6,862억 원 규모로 뛰었다. 올해도 연말까지 누적 매출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초부터 인수합병(M&A) 대상을 적극 물색해 왔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의존도가 높아 기업가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사업다각화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장기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6월 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은 5,078억 원이다. 올해 7월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6,741억 원 상당의 공모자금을 확보하면서 M&A를 위한 실탄도 마련했다. 지난 9월에는 혈당측정기 제조사인 유엑스엔에 약 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브라질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면서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경제규모를 가진 국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브라질의 보건의료 시장 규모가 전 세계 8위라고 집계했는데, 그 중에서도 진단시장은 남미 전체 체외진단시장의 약 3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중장년 및 노령 인구에서 호발하는 질병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체외진단 전문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시장성을 보고 로슈, 애보트, 지멘스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브라질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효근 에스디바이오센서 대표이사는 "남미 진단시장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시장 내 제품 등록의 가속화와 현지 생산의 이점을 가지고 더욱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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