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퇴임 당일 공화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가 주변의 강한 저지로 뜻을 접었다는 보도가 8일(현지 시간) 나왔다.
미 ABC뉴스의 조너선 칼 기자는 오는 16일 출간되는 ‘배신: 트럼프 쇼의 마지막 행동’이라는 저서에서 이 같은 일화를 전했다.
칼 기자에 따르면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퇴임일인 1월 20일 작별 인사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해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은 채 플로리다 자택으로 가기 위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 탑승한 직후였다. 트럼프는 의례적인 인사도 없이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공화당을 탈당한 뒤 신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제 그만하겠다. 나 자신의 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맥대니얼 위원장이 “그럴 수 없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영원히 패배할 것”이라고 말했고 트럼프는 “여러분은 나 없이는 영원히 패배할 것이다. 상관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부정선거 주장 옹호를 위해 충분히 싸우지 않은 이들을 포함해 자신을 배신한 공화당 지도자들에 대한 응징으로서 공화당 파멸을 인식하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이 통화 내용을 전해 들은 RNC 지도부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당한다면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결과를 뒤집기 위해 제기한 각종 소송의 비용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대니얼 위원장에게 탈당 계획을 언급한 지 5일 후 이를 철회하고 공화당에 남겠다고 밝혔다. 이 책 내용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제3의 정당을 제안했지만 공화당 탈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맥대니얼 위원장도 부인했다고 A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