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대 7억 손에 쥔다”… 씨티은행 희망퇴직에 60% 신청

정년까지 남은 개월수만큼
기본급 100% 특별 지급에
기업금융직원까지 대거 참여
당초 목표치 40% 크게 웃돌아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매 금융 부문의 공식 철수를 선언한 한국씨티은행이 10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가운데 신청률이 회사 측 목표인 40%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률은 8일 현재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적 폐지 대상인 소매 금융뿐만 아니라 기업 금융 직원들도 앞다퉈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있다. 이는 조건이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근속기간 만 3년 이상인 정규직원이나 무기 전담직원에 대해 최대 7억 원 한도 내에서 정년까지 남은 개월 수만큼(최장 7년) 기본급의 100%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대학생 이하 자녀 1명당 1,000만 원씩 최대 2명까지 지급하며 희망 직원에 한해 전직 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 퇴직 신청 독려 차원에서 3일까지 신청 직원들에 한해 1인당 2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지급 등 노사 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혜택도 제공했다. 소매 금융 2,500명과 기업 금융 1,000명 등 3,500명이 희망퇴직 신청 대상이다.


또 금융 당국이 지난달 27일 정례회의에서 씨티은행의 부분 폐업(국내 소매 금융 사업 단계적 청산)은 인가 사안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도 희망퇴직 신청이 쇄도한 이유 중 하나다. 금융위원회는 부분 청산도 인가 사안이라는 노조 주장과 달리 기업 금융 영업을 유지하면 완전 폐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매 금융 부문의 폐지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 부서별 필요 인력을 고려해 이번 희망퇴직 신청자들도 다음 달 27일을 시작으로 내년 2월과 4월 순차적으로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은행 측은 “부서마다 필요 인력 현황이 다르다”면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8일(현지 시간)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 소비자 금융 부문을 폐쇄하는 데 12억∼15억 달러(약 1조 4,000억∼1조 8,000억 원)의 비용을 지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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