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잠수함 킬러로 부활한 '천안함'...방심위의 '음모론 면죄부'로 빛바랜 진수식

2010년 北어뢰 공격에 격침된 옛 천안함
9일 진수된 7번째 새 호위함이 함명 승계
첨단 소나, 홍상어 어뢰로 적 잠수함 견제
대함·대지 미사일 동시에 16발 발사 가능
천안함 생존장병 58명은 진수식에 불참
음모론 유튜브에 면죄부 준 방심위 때문

신형 호위함 7번함 '천안함'이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진수식으로 통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제공=해군


약 11년 북한 잠수함의 어뢰으로 침몰한 천안함이 잠수함 잡는 첨단의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해군 맟 방위사업청은 9일 오후 3시30분부터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신형 호위함 7번함(FFG-826)인 '천안함' 진수식을 열었다. 새 천안함은 앞으로 시운전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2023년 해군에 인도된다. 해군은 해당 함정을 인수할 경우 제 2함대에 배치해 서해 북방한계구역(NLL) 등을 지키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새 천안함은 첨단 장비로 무장한 2,800톤급(경하배수량) 함정으로서 최대 30노트, 순항 15노트의 속력으로 운행할 수 있다. 이번 7번함의 이름은 앞서 2010년 북한 어뢰에 피격된 초계함 천안함을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함명을 이어 받아 지어졌다 .



(자료제공: 해군)

신형호위함 7번 함 천안함 (서울=연합뉴스)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해군의 신형호위함 7번 함인 천안함(FFG-826)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2021.11.9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새 천안함의 규모는 길이 122m, 폭 14m, 높이 35m다. 옛 천안함보다 적 잠수함을 탐지·추적·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고도화됐다. 우선 예인형선배열음향탐지기(TASS), 선체고정음향탐지기(HMS)를 탑재해 원거리에서도 적 잠수함 등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국산 장거리 대잠어뢰 ‘홍상어’가 장착돼 적 잠수함과 수상함 등을 멀리서도 격파할 수 있다. 선박의 뒷 부분에는 해상작전헬기를 1대 실을 수 있어 적 잠수함을 탐지·추적·공격하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적 수상함 및 지상세력에 맞설 주요 무장으로는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5인치 함포를 갖췄다. 함대함유도탄과 전술함대지유도탄 등은 최대 16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쏠 수 있는 한국형수직발사대(KVLS)에 장착된다.


대공방어체계로는 레이시온사가 제작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팔랑스’가 장착돼 다가오는 적의 대함미사일 등을 막을 수 있다. 아울러 대함유도탄기만체계를 갖춰 적의 미사일이 아군 함정에 명중하지 못하도록 교란하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 250km에서 항공물체 등을 찾아낼 수 있는 대공 탐색레이다(SPS-550K3D)가 달린다. 탐색된 물체는 ‘SPG-540K’ 추적레이다로 추적한다. 이와 더불어 광학추적장비가 장착돼 상공과 수상의 위협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광학추적장비는 적외선으로 감시하는 ‘SAQ-600K’와 가시광선으로 위혐물체 등을 살피는 ‘SAQ-540K’ 장비로 구성된다.


추진체계는 가스터빈 및 추진전동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체계로 개발됐다. 해당 추진체계는 수중방사소음을 줄이도록 설계돼 적 함이 아군 함을 소나로 찾아내기 한층 힘들게 됐다. 함정의 전반적인 형상도 적의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저피탐형상으로 설계돼 유사시 생존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와 더불어 군위성통신장비 등을 갖췄다.



퇴역한 구형초계함 포항함((PCC-756)이 운항하던 모습.우리 해군의 구형초계함 등은 신형 호위함으로 대체되고 있다. . /사진제공 해군

이번 새 천안함 진수식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참석했다. 또한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을 비롯해 옛 천안함 전사자 유족 등이 참석했다.


서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천안함 전사자를 추모한 뒤 “오늘 ‘서해의 수호신’ 천안함이 최신예 차기 호위함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새 천안함이) 머지않아 해군에 인도되어 취역하면, 해역함대의 주력 전투함으로 크게 활약하게 될 것"이라며 “'강한 힘'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지속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군 함정에 천안함이라는 함명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제일 처음 적용된 것은 지난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한 상륙정(LCI-101)이었다. 해당 함정은 1953년 퇴역했고, 함명을 1988년 초계함(PCC)이 이어 받았다. 해당 초계함이 북한 어뢰공격으로 격침된 후 이번에 새 호위함이 이름을 승계한 것이다.



신형 호위함 7번함으로 새롭게 태어난 '천안함'의 진수 기념행사가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성일 방사청 기반 전력사업본부장,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 서욱 국방부장관 내외,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내외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북한에 격침된 옛 천안함의 생존장병 58명(전 천안함장 최원일 예비역 대령 포함)은 이번 새 천안함 진수식에 불참했다. 최근 정부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른바 천안함 음모론을 이슈화한 일부 유튜브 동영상 게시물에 대해 ‘문제 없음’ 결정을 내려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에 따른 항의 차원이다. 해당 게시물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 때문이 아니라 좌초 후 잠수함 충돌로 반파됐 일어난 것이라는 음모론을 다루고 있어 천안함 생존자 및 전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논란을 사 왔다. 정부와 군은 국제공동조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 어뢰 공격 때문임을 규명한 뒤 수 차례 해당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밝혀왔다. 현 정부 출범후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을 통해 천안함 사건은 북한 소행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일부 음모론자들은 ‘암초 좌초설', ‘미군 잠수함과의 충돌설’ 등을 끊임 없이 주장해 여론을 분열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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