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만수르 세트' 쏘던 20대…알고보니 보험사기단

부산경찰청, 고의 교통사고 일당 68명 검거…SNS로 공범 모집도

/연합뉴스

전국을 무대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 등을 노려 고의로 사고를 낸 뒤 보험금 5억 여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보험사로부터 의심을 피하고자 부산, 서울, 광주, 대구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차량·동승자를 바꿔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9일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20대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명의 등을 제공한 공범 64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117회에 걸쳐 부산, 서울, 광주, 대구 등 전국 주요 교차로 통과 직후에 진로를 변경하는 법규위반 차량을 골라 고의로 충격하거나 일부러 전봇대를 들이받는 수법으로 교통사고를 냈다. 이후 보험사에 신고해 한의원에서 통원치료하는 수법으로 합의금과 미수선 수리비 등으로 5억원이 넘는 보험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보험사 의심을 피하고자 범행 차량을 1∼2개월마다 교체하고 페이스북 등 SNS로 범행 차량 동승자나 허위 동승자 역할을 할 공범을 모집했다. 이후 사고를 낸 뒤 이들 신분증 등을 보험사에 보내 보험금을 챙기기도 했다. 공범들은 주로 20대였는데 1건당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30만원의 수고비를 받았다.


A씨 등 구속된 주범 2명은 보험사기로 챙긴 돈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했다.


이들은 클럽에서 일명 '만수르 세트'로 불리는 1천만원어치 술판을 벌이거나 고급 샴페인을 다른 손님들에게 돌리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나머지 2명은 인터넷 도박 탓에 생긴 빚을 갚으려고 A씨 일당 범행에 가담, 수중에 들어온 보험금을 빚을 갚거나 다시 도박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동차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단속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3,830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금액인 8,986억원의 42.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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