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착취 텔레그램방 ‘n번방’을 운영한 ‘갓갓’ 문형욱(24)과 ‘박사방’의 ‘부따’ 강훈(20)에게 항소심에서 내려졌던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아동·청소년의 성호보에 관한 법률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강제추행,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n번방 운영자 문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문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4년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3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선고 받았다.
문씨는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1,275차례에 걸쳐 아동·청소년 피해자 21명에게 성착취물을 스스로 촬영하게 한 뒤 전송받아 제작·소지한 혐의 등을 받는다. 지난해 1월까지 약 1년간 ‘갓갓’이란 별명을 쓰며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하고 성착취 영상 3,762건을 배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자들의 부모들에게 성착취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거나 피해자들이 흉기로 자신의 몸에 특정 글귀를 새기게 하기도 했다. 공범 6명과 짜고 아동·청소년에게 성폭행이나 유사 성행위를 하도록 한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기도 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또 ‘박사방’ 2인자 강씨의 상고 역시 기각하고 징역 15년형을 확정했다. 강씨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주범 조주빈(25)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7명 등 피해자 18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 등을 촬영·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판매·배포한 혐의(아청법 위반, 범죄단체조직·활동 등)로 기소됐다. 강씨는 조주빈이 박사방을 만든 단계부터 관리와 운영을 도운 공범이다.
검찰은 박사방 가담자들이 범죄를 목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을 만들었기 때문에 단순한 음란물 공유 모임을 넘어선 범죄집단이라고 봤다. 지난달 14일 조씨의 징역 42년형을 확정하며 박사방이 범죄단체임을 인정한 대법원은 이날 강씨의 범죄단체조직·활동죄도 유죄로 판단했다. 강씨는 조씨와 함께 여성 피해자들을 협박해 나체사진을 전송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4월 추가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어 형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