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의사가 응급실을 찾은 환자에 대해 적절한 치료 조치를 하지 않아 영구적 장애를 입힌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설아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의료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A(39)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대학병원 의사인 A씨는 2014년 9월 새벽 가슴 통증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B(당시 65)씨의 검사를 소홀히 해 뇌경색을 앓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심전도·심근효소 검사 결과에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자 병명을 급성 위염으로 잘못 판단하고 B씨 측의 심장내과 의사 진료 요청도 거부한 채 진통제만 투여해 퇴원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퇴원한 B씨는 5시간도 지나지 않아 뇌경색으로 의식을 잃어 인지기능과 사지가 마비되는 중증 장애를 갖게 됐다. 또 A씨는 사고 후 B씨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결하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조기에 질병을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가 응급실을 찾아왔을 때의 통증 부위, 증상, B씨의 연령과 기존 병력 등을 종합했을 때 추가 검사를 해야 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피고인이 자신의 업무상 과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에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은 그 죄질이 심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