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최근 낙상사고로 병원에 옮겨질 당시 이송을 맡았던 구급대원들이 질책받은 것으로 확인돼 소방서 측이 지나치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급대원들은 김 씨를 이송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분당소방서는 지난 9일 이 후보의 아내 김 씨를 이송한 구급대원 A 씨 등 3명을 퇴근 이후 같은 날 정오께 소방서로 불러내 30여 분간 김 씨 이송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이송 직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질책했다.
그러나 주요 인사 이송 시 대원들이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의무나 지침은 없다. 게다가 심야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에 퇴근한 대원들을 3시간 뒤 다시 불러내 보고받고 질책, 소방서 측이 정치권을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여러분이 보시기엔 유명 대선후보 가족 안전 이송해주고 소방서로 불려가 세시간 정도를 조사받은 게 정상인가요?"라는 제목으로 분당소방서를 비판한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야간 근무가 끝난 후 퇴근한 대원들을 불러들여 VIP 이송 보고를 안 했다고 몇 시간이나 조사와 질타를 했다"며 "죄인처럼 고개 숙이고 조사받았다"고 적었다.
분당소방서의 상급기관인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대원들이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분당소방서 집행부에 주의 조치 할 예정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일이 있었던 당일 소방의날 행사가 있어서 분당소방서 측에서 대원들이 퇴근하기 전 면담하지 못하고 퇴근한 뒤 정오께 다시 불러낸 것으로 파악됐다"며 "면담한 시간은 인터넷 커뮤니티 글에 적힌 것처럼 몇 시간은 아니고 30여 분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VIP 이송이나 사회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런 일이 있었다'는 식으로 인수인계 정도는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규정은 없고 필수도 아니기 때문에 해당 대원들에게 불이익이 가해졌다면 본부 차원에서 주의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대원들을 비난·질책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가 본 젊은 구급대원 3인은 훌륭한 공직자로 얼마 전까지 제가 지휘하던 경기도 공직자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정도"라며 "성실하게 임무를 잘 수행한 이들을 내용도 모른 채 질책할 것이 아니라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적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9일 오전 1시께 자택에서의 낙상사고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 후보는 당일 일정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