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A씨는 최근 7개월 동안 159회에 걸쳐 865만 달러를 송금해 암호화폐를 구매했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1건당 5,000 달러(연간 누계액 5만 달러)를 초과하는 해외송금에 대해서는 거래사유와 금액의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A씨는 송금 목적을 ‘유학자금’이라고 쓴 덕에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이 같은 내용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례를 공개했다. 최근 송금 목적을 벗어나 외화를 사용하거나 외국환거래법령을 악용하는 등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수는 지난 11월 초 기준 603건으로 지난해 486건에서 늘었다. 사례의 면면을 보면 해외 유학생이 유학자금으로 증빙서류를 제출한 후 해당 자금을 해외 암호화폐 구매에 유용하는 방식, 수십억 원 이상의 거액을 5,000달러 이하로 쪼개어 해외로 분할 송금하는 방식 등이다. 쪼개기 송금 여부는 송금 시점과 송금내용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법 위반 시 과태료는 ‘100만 원’과 ‘위반금액의 2%’ 중 큰 금액으로 부과된다.
금융위는 은행 창구에서 외국환거래 법령에 관한 정확한 안내가 이뤄지도록 하고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금융위 측은 “외국환거래 법령 준수를 위해 내부통제장치를 마련했는지 여부와 그 이행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