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임신 중인 예비 직장맘이다. 얼마 전 병원으로부터 유산 위험이 있어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미 출산휴가 44일은 분할로 전부 사용했고, 출산예정일은 한참 남아있어 별도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가 없는 상태다. 이 씨는 최근 지인에게서 임신 중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이 씨처럼 유산 위험이 있는 경우 출산 전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씨처럼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가 모성보호를 위한 출산 전 육아휴직 사용이 이제 가능해졌다.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에 따르면 유산이나 사산 위험이 높아 임신 중 모체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가장 큰데도 그동안 출산전후휴가 분할사용 이외에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나 휴직제도가 없었다. 그런데 지난 11월 19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이 개정돼 임신 중 모성보호를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출산 전 사용한 육아휴직은 분할 횟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현재 육아휴직은 최대 2회까지 분할사용이 가능한데, 임신 중에 육아휴직을 분할 사용했더라도 남은 육아휴직 기간을 2회로 나눠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의 설명이다.
◆ 유산 휴가는 사용자가 회사에 청구해야 사용 가능해
만약 유산이나 사산을 했다면, 회사에 휴가를 청구할 수 있다. 현재 인공임신중절 수술로 인한 유산은 보호휴가가 주어지지 않지만, 예외적으로 본인이나 배우자가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이나 준강간에 의한 임신,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인척간의 임신, 임신의 지속이 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등의 이유로 유산이나 사산했을 때 휴가를 받을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휴가 기간은 유산이나 사산하기 전까지의 임신 기간에 따라 다르다. 임신 기간이 11주 이내면 5일, 15주 이내면 10일, 21주 이내면 30일, 27주 이내면 60일, 28주 이상이면 최대 90일까지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유산이나 사산휴가는 해당 날부터 시작되므로 휴가를 늦게 시작할수록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일수가 줄어들게 된다.
만약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하던 중 유산이나 사산한 경우 그날부터 새롭게 휴가를 부여받게 된다. 급여 또한 각각의 휴가에 대해 별도로 지급된다. 회사에서 유산이나 사산휴가 청구를 거부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