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 예산, 사라질 곳에 퍼주지 말고 미래 위해 새로 짜라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시도 교육청이 코로나19 대응을 핑계로 예산을 마구 쓰는 선심 정책을 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3월부터 매년 600억 원씩 들여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태블릿PC 1대씩을 무상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에 ‘교육회복지원금’ 명목으로 총 345억 원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경북도교육청도 ‘교육회복학습지원’이라며 학생 1인당 30만 원씩 지급했다. 올해 이런 식으로 현금·현물을 뿌린 교육청이 전국 17개 교육청 중 6곳에 이른다.


교육청이 돈을 펑펑 쓸 수 있는 것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를 지방 교육청 예산으로 자동 배정하는 교부금 제도 때문이다. 교부금은 1972년 내국세 중 11.8%를 교육에 투자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문재인 정부가 ‘지방분권’을 내세워 배정 비율을 20.79%로 높였다. 이에 따라 내년 교부금은 64조 3,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20.8% 증가한다. 이는 내년 전체 교육예산(88조 6,400억 원)의 70%를 넘는다.


문제는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 교부금은 계속 불어난다는 점이다. 최근 5년 동안(2017~2021년) 유·초·중·고 학생은 약 8% 줄었지만 교부금은 외려 50%나 늘었다. 교육청들이 혈세를 일회성 지원 등에 흥청망청 쓸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교부금 외의 교육예산도 국가 장학금, 바우처 지급 등 복지 차원의 집행이 많아지고 있다. 내년 국가 장학금 예산은 4조 6,567억 원으로 올해보다 16.6% 늘어났다. 반면 학술 연구 역량 강화 예산은 1.9% 줄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따라서 교육예산을 한 번 쓰면 사라지는 곳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데 써야 한다. 우선 50년 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학령인구 감소 등의 교육 환경 변화에 맞게 재개정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통해 교육 예산을 대학 등에 적극 지원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활성화 및 산학 협력 등에 제대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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