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개 30마리와 '독일 호캉스'간 태국 국왕…민주화 시위 한창인데

마하 와치랄롱꼰(왼쪽) 태국 국왕과 후궁 시니낫/사진=트위터 캡처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69·라마 10세)이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도심 시위로 혼란에 빠진 조국을 뒤로하고 후궁이 포함된 수행단 250명과 반려견 30마리를 이끌고 독일로 호화스러운 외유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더타임즈 등은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지를 인용해 와치랄롱꼰 국왕이 지난 10일 뮌헨 힐튼 에어포트 호텔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운동복 차림의 와치랄롱꼰 국왕은 젊은 여성 수행원과 남성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 수영장으로 향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약 1년여 만의 독일행에는 후궁과 수행원 250여명, 반려견 30마리 등이 동행했으며 와치랄롱꼰 국왕은 힐튼 에어포트 호텔에서 11일간 숙박할 예정으로 4층 전체를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해 10월 선친인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4주기 추모를 위해 태국으로 건너갔다가 지난 8일 독일에 재입국했다. 그는 즉위 전까지 15년가량 독일 남부에서 생활해왔고, 지난해 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음에도 줄곧 독일에 머물렀다.


한편 태국에서는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가 거센 상황이다. 앞서 지난 10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왕실 개혁을 요구한 시위대 주요 인물 3명에게 "국왕을 국가 원수로 하는 입헌민주제를 전복하려 한다"라고 판결했다.


이에 "태국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발한 시민들은 지난 14일 와치랄롱꼰 국왕을 겨냥해 방콕에 위치한 독일대사관 앞까지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태국 언론은 시위 도중 2명이 경찰이 쏜 총기에 맞았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AFP통신은 시위 참여자 가운데 최소 한 명이 가슴에 고무탄을 맞고 피를 흘려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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