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칠성 '대장부' 안판다…증류소주 시장서 철수

출시 5년만에 전라인업 생산 중단
‘처음처럼’ 등 주력 제품에 집중


롯데칠성(005300)음료의 증류식 소주 '대장부'가 5년 만에 단종 된다. 일명 '프리미엄 소주'로 불리는 증류식 소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화요'와 '일품진로'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소매 채널에 대장부 전체 제품의 생산 중단을 통보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공급이 중단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남아있는 점포의 재고만 소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6년 증류식 소주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산 쌀로 만든 증류식 소주 '대장부25(알코올 도수 25도)'를 출시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공용병 사용으로 가격대를 낮춘 대중적 증류식 소주인 '대장부21(〃21도)'과 지난해 '대장부23(〃23도)'을 추가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올해 초 대장부21을 단종한 데 이어 최근 대장부23과 대장부25의 생산도 중단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 재고분 판매 이후 중단하는 게 맞다”며 “'처음처럼' 등 주력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증류식 소주는 일반 희석식 소주와 비교해 도수가 높고 가격도 비싸 고급 술로 분류된다. 국내 증류식 소주 시장은 광주요의 '화요'와 하이트진로(000080)의 '일품진로'가 10년이 넘게 양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대장부'를 전격 출시했지만 예상보다 시장의 성장이 더딘 데다 증류식 소주 특성상 공급량이 부족하다는 단점 탓에 대장부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주류 시장에서 증류식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기준 0.38%로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더딘 성장에도 최근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전통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증류식 소주 시장에 뛰어드는 사업자들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디자이너 출신 예술품 수집가인 에바 차우 같은 영향력이 있는 스타부터 국내 힙합 스타 박재범도 올해 안에 프리미엄 소주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배우 고소영이 호평한 프리미엄 소주 '키(KHEE)'는 신세계백화점에서 초도 물량 1,000병이 순식간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류식 소주는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가격대가 높고 고급 이미지가 강하다"며 "아직 규모는 작지만 저도주 트렌드와 별개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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