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전망] 美 쇼핑시즌 vs 금리 상승 우려...이번엔 '삼천피' 되찾을까

美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 할인율 우려 여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증시 영향 제한적일 듯
'블프', 소비 및 인플레 우려 해소 계기 될수도
개인 매물 출회 및 외국인 복귀 가능성도 변수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회복했던 15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주 주식 시장은 미국의 연말 소비 시즌 개시에 따른 기대감을 견지하면서도 미국 금리 상승 압력에 관심을 기울일 전망이다. 수급 상으론 외국인의 복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긴 하지만 연말 개인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 출회에 대한 부담감도 큰 상황이다.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재탈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나오면서도 지수 급등 명분을 모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22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900~3,050포인트를, 하나금융투자는 2,930~3,030포인트를 제시했다. 뚜렷한 지수 상승 모멘텀은 부족한 상황에서 불투명한 이익 전망,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인해 3,000선을 완전히 웃돌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금리 변수’의 경우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2% 상승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22년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재차 부각된 바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완화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인플레이션 논란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주식시장의 할인율 상승부담은 우려 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선 24일(현지 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주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예정돼 있긴 하나 국내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시중 금리는 2회 금리 인상을 선반영 중”이라며 “최근 한국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의지에 대해 톤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26일(현지 시간)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되는 미국 연말(11~12월) 소비 시즌 동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거듭 이연돼오던 소비 증가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해당 시즌은 미국 소매기업의 연간 매출의 20%가 창출되는 대규모 세일 주간이기 때문에 미국 내 소비 경기 센티먼트(심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연말 쇼핑과 리오프닝이 맞물린 소비자들의 보복 수요가 확인된다면 시장 리스크로 꼽히는 비용 인상(cost-push) 인플레이션 우려는 일부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미국 연말 소비 시즌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말 소비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투에 따르면 미국 소매협회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올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8,59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급 상으로는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11월 1~17일 개인은 1조 6,00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연말 개인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라며 “일시적으로 코스피 수급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는 다시 재유입될 수 있는 자금이라 중장기적인 개인 자금 이탈과는 다른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지난 11~19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 8,519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곤 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 기조를 확신하기엔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위험, 물가 급등, 통화정책, 금리 상승, 달러화 강세, 이익 전망 불안 등 외국인 귀환을 가로막는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의 귀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신흥 아시아 외국인 동향이 일부 국가에 한정된 움직임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조적인 변화의 시작일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의 신흥국 주식 시장 회피 원인이 됐던 악재 요인들이 이미 노출됨에 따라 터닝 포인트 시점에서 외국인 동향 변화가 동반되고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가능하다”며 “글로벌 물가 급등 위험은 올해 4분기 정점 통과가 예상되고 연준 통화 정책 변화가 가속화한다는 우려도 점차 진정될 수 있는데 이는 글로벌 유동성 위험 선호 성향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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