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각 금융정보분석원장은 23일 “개정된 암호화폐(가상자산) 및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지침서에 따라 국내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 제도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도 개선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정보분석원 설립 20주년 기념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트래블룰은 거래소 간 자산을 주고받을 때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고객 정보 등도 파악해 같이 보내도록 한 규칙이다.
그는 “디지털 전환은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과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라며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금지(CFT) 제도 분야에서도 섭테크(Suptech) 등 신기술 도입을 적극 모색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섭테크는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최신기술을 활용해 금융감독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법을 의미한다.
올해부터 특정금융정보법을 개정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신고의무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한 데 대해 “가상자산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첫 규제 사례임에도 현재까지 큰 시장 혼란 없이 안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현재 가상자산사업자 6개사에 대한 신고수리가 결정됐으며 올 연말까지 42개사에 대한 신고절차를 완료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AML·CFT 의무 이행에 대해 엄정히 검사?감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신뢰’를 기초로 발전해온 금융영역에 신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출현함에 따라 ‘새로 운 신뢰’를 쌓아가기 위한 국제기구, 감독당국, 금융회사 등의 상호 이해와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마커스 플라이어 FATF 의장, 피야푼 핑무앙 태국 자금세탁방지위원회(AMLO) 등이 현장 참석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금융정보분석원이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수리 과정을 통해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