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고인의 연희동 사저 주변은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저 내부에는 이순자 여사와 장남 전재국 씨, 차남 전재용 씨가 병원 이송을 앞둔 고인의 곁을 지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절차를 밟느라 시신을 아직 병원으로 이송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취재진도 사저 주변에서 북적였다. 방역절차와 치안 관리 문제로 경찰과 보건당국 관계자들 또한 사저 주변을 드나들었다. 전 전 대통령의 시신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19 음성 결과가 나오면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안치된다.
생전 전씨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은 이날 황급히 사저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고명승 전 3군사령관은 사저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답답하고 가슴이 아프다. 무슨 할 말이 있겠나"라며 "한 어른이 세상을 떠나셨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북녘땅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그냥 백골로 남아 있고 싶다'는 전 전 대통령의 유언을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세동 전 안전기획부장, 오일랑 전 청와대 경호실 안전처장, 사자명예훼손 재판의 법률대리인 정주교 변호사 등도 사저를 방문했다.
사저 주변에는 경찰 차량 여러 대가 주차돼 있었다. 폴리스라인이 설치되는 등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경찰 과학수사대(CSI) 직원들이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70대 남성은 전씨가 5·18 유혈진압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전단을 민 전 비서관에게 전달하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씨의 빈소가 마련될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주변도 그의 마지막 모습을 전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 명이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