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건설을 확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언론은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미국 제2 파운드리 건설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현지 시각으로 23일 오후 5시께 투자 결정을 공식화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국 시각으로는 24일 오전 8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신규 투자 규모를 발표한 후 현지 다섯 군데 지역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벌여왔다.
업계에서는 후보지들 가운데 테일러시 일대가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테일러시 부지는 현재 오스틴보다 규모가 4배가량 넓은 485만여 ㎡다. 기존 오스틴 공장과 40㎞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 인력·장비 등 파운드리 인프라 공유와 용수 및 전력 공급이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흥·화성 사업장처럼 미국에서도 파운드리 공장을 ‘클러스터화’해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WSJ는 이 부회장이 올해 8월 가석방 출소 이후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투자는 삼성이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2030 비전’의 일환이다. 삼성은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에 비해 점유율 측면에서 여전히 뒤지지만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기술력을 앞세워 추격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파운드리 부지 선정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