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살인미수…19년차 남자 경찰도 현장이탈했다

1년차 여경·19년차 남경 모두 현장 이탈
현장 떠난 여성 순경은 배치 7개월 된 '시보'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 번진 가운데 당시 출동한 신임 여경과 함께 19년차 남경도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경제DB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젠더 갈등으로 번진 가운데 당시 출동한 신임 여경과 20년차 남경이 모두 현장을 이탈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초 여경만 현장에서 이탈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경찰관 2명 모두 현장에서 이탈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층 주민이 아래층에 사는 이웃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가족 2명과 3층에 있던 A순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1층으로 내려갔으며, B경위는 그와 합류해 빌라 바깥으로 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후 공동현관문이 잠기는 바람에 다시 현장에 들어가지 못했고, 다른 주민이 문을 열어준 뒤에야 진입이 가능했다. B경위는 A순경과 마찬가지로 구급·경력 지원 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경찰이 현장을 벗어난 사이, 피해 가족의 딸 C씨가 흉기를 휘두른 범인의 손을 잡고 대치하고 있었고, 경찰이 아닌 비명 소리를 듣고 현장에 올라온 C씨의 아버지가 가해자와의 몸싸움을 벌인 끝에 난동을 제압했다. 당시 사건으로 C씨의 어머니는 목 부위를 흉기에 찔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뇌경색이 진행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후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순경과 B경위는 이미 범인이 제압된 뒤 현장에 다시 합류했으며, 출동 당시 A순경은 테이저건을, B경위는 권총을 각각 소지하고 있었지만 가해자를 제압하는데 사용하지 못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경무용론’이 제기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부실대응 논란에 대해 선배인 B경위의 책임이 A순경보다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순경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찰학교에 입교해 6개월간 교육을 마치고 올해 4월 현장에 배치된 '시보' 경찰관으로 알려졌다. 경찰 시보 기간은 1년으로, 이후 정규 임용심사를 거쳐 정식 경찰관으로 임명된다. 하지만 B경위는지난 2002년부터 19년간 경찰 내 여러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한편 2019년에는 서울 대림동에서 술에 취한 시민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경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당시 여경은 해당 남성을 완전히 제압한 뒤 다른 교통경찰관과 함께 수갑을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경기도 양평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에선 "엄마 찾으면서 도망가는 여경"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이 올라왔지만 이는 악의적인 편집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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