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381970)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로부터 4조 원 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케이카 목표 주가로 8만 5,200원을 제시했는데 23일 종가 대비 150% 이상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온라인 사업 역량, 직매입 중심의 사업구조, 시장 점유율 등을 근거로 미국의 e커머스 중고차 플랫폼 카바나와 케이카를 비교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의 23일 종가는 3만 3,150원으로 전일 대비 30%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에서 이날 케이카의 적정 주가로 8만 5,200원으로 제시하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목표가 기준 케이카의 예상 시가총액은 4조 원이다.
골드만삭스가 케이카의 몸 값을 4조 원까지 평가하고 나선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우선 e커머스 역량을 꼽았다. 케이카는 ‘내차사기 홈 서비스’를 통해 100% 온라인으로만 중고차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출시 직후 2018년 매출이 1,557억 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4,000억 원을 넘어섰고 올 해는 상반기에만 3,229억 원에 달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온라인 시장 초기 단계에 대한 시장의 이해와 온라인 채널에서의 지배력이 결합되며 케이카의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품질을 보장하는 직매입 방식의 사업구조도 높이 평가했다. 엔카처럼 차량 매입 없이 중고차 판매 플랫폼만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과 달리 케이카는 직접 중고차를 산 뒤, 상품화 과정을 거쳐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단순 중개 판매자들에 비해 중고차 품질을 보장할 수 있고, 결국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다. 골드만삭스는 “온라인 지배력 및 핵심 역량(직매입 사업구조)을 고려할 때, 2030년까지 케이카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올해 4.2%에서 2030년 11.2%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역량을 근거로 구체적인 기업가치는 카바나의 매출 총이익 대비 기업가치(EV/GP) 지수와 비교해 산정했다. 카바나의 EV/GP는 약 20배로, 케이카에는 2022년 예상 EV/GP 18.3배를 적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직매입 방식의 사업 모델과 국내 시장 점유율, 온라인 역량 등을 고려할 때 카바나와 비슷한 EV/GP를 적용할 자격이 있다”고 총평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케이카의 고배당 가능성은 한온시스템과 쌍용C&E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는 케이카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운용사인 한앤컴퍼니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상반기 (연결) 지배지분 순이익 1,556억 원의 62%에 달하는 960억 원을 배당했으며 쌍용C&E는 지배지분 순이익의 121%에 달하는 1,105억 원을 배당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고 있는 케이카의 올해 실적은 매출 1조 8,000억 원, 영업이익 750억 원 수준이다. 내년 순이익을 700억 원으로, 순이익의 50~60%를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주 당 700~900원 가량의 연간 배당이 기대된다. 최근 영업이익이 늘고 한앤코가 지난 3월 수령한 배당금 347억 원을 반환하면서 공격적인 배당 재원도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평가다. 아울러 한온시스템과 쌍용C&E가 모두 분기배당을 하고 있어 케이카 역시 분기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