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박근혜 조화' 전두환 빈소에…'기구한 45년 인연'

왼쪽은 ‘가짜 조화’가 빈소에 배달되는 모습. 오른쪽은 '진짜 조화'가 빈소에 배달되는 모습. /연합뉴스

한 차례 '가짜' 해프닝을 겪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짜' 조화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 도착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 지병이 악화돼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은 24일 오후 8시 33분께 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도착했다.


앞서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의 빈소에 배달된 박 전 대통령의 화환은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로 밝혀졌다. '前 대통령 박근혜'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은 빈소에 도착한 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화환 옆에 자리했다.


그러나 오후 1시50분쯤 박 전 대통령 측이 진짜 조화는 오후에 도착할 예정이며, 앞서 도착한 조화는 누가 보낸 것인 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족 측은 '가짜 화환'을 급히 치웠다.


한편 박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의 인연은 지난 1976년 전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대행'이었다.



전두환(왼쪽)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연합뉴스

1979년 10·26 사태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고 있던 전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6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6억원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 과정에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주장이 나오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인데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5공 정부가 민심을 얻기 위해 박정희 정권과의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악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후 6년간 박 전 대통령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식도 공개적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18년간 사실상 은둔의 삶을 살았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선출됐을 때 취임 인사차 연희동 자택으로 전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이후 교류가 없던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해후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7월 전 전 대통령에 대해 미납 추징금 환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특별한 만남이 없었던 두 사람의 악연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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